간결한 벽을 넘어 담백한 즐거움을 담은 집, 벽락재(壁樂齋)
연둣빛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신록을 배경으로 연연히 자리잡은 벽. 그 안에 고스란히 담길 즐거움을 맘속에 품는다. 한가로운 감산리의 시골풍경속으로 담백하면서도 차분한 인상으로 스며든다.
■ 도로와 길게 면하는 대지에 지어진 집
도로와 면해 있는 길고 좁은 대지의 특성상 도로와 주택의 관계설정에 대한 아이디어가 매우 중요했다. 특히 도로측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프라이버시확보가 관건이었다. 단순하게 도로와 주택과의 공간을 벽이라는 가림막으로 막는 일차원적인 방식보다는 일종의 ‘켜’두고 도로측과 대지안쪽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사이에는 크기를 선별하여 설치한 6cm직경의 구운대나무를 일정간격으로 촘촘히 세워 투영성의 막을 형성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도 바람길을 열어주었다. 이러한 자연적인 소재의 물성을 갖는 입면의 인상은 한가로운 농촌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게 한다. 특히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되어갈 구운대나무의 자연스러운 색감의 변화도 차분한 인상으로 푸근한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백색의 스터코의 입면과 대비되는 구운대나무의 물성의 패턴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입면에 변화를 주기도 하였다.
■ 벽뒤에 숨겨진 6+1의 공간
주택을 계획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건축물과 대지의 관계설정이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주택 계획시 주거와 외부 공간과의 유기적인 연계와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이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특히나 외부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클라이언트 성향이 그 계획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좁고 긴 대지의 특성은 보다 자연스럽게 실내외 공간의 유기적인 공간구조가 가능하게 하였다. 계획상 설정한 공간을 각 성격에 따라 도로와 대응하여 직각방향으로 대지를 크게 5등분으로 나누고 이 공간들을 벽에 의한 구획이 아닌 공간과 유리로써 구분을 하여 배치를 하였다. 실과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깊이와 크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작은 평수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개방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투영성의 재료인 유리와 사이공간 그리고 외부공간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확보함으로써 풍요로운 공간의 깊이를 주어 집이라는 공간의 가능성을 한차원 높은 의미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Stage-1_주출입구마당
특징적인 입면의 연장선으로 가로선을 강조한 대문, 비워진 공간으로 주차 혹은 외부 액티비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로와 대지와의 접점, 완충의 공간
Stage-2_앞마당
낮은 돌담을 따라 대문에 들어서면 아늑하게 위요된 앞마당이 펼쳐진다. 포근하게 구성된 조경수들과 나지막이 설치된 벤치가 이 공간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곳에서는 가족들 혹은 주변이웃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stage-3_주방 식당공간
앞마당, 후정, 중정풀에 면해있는 가장 활동적인 공간, 가족간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가족을 위해 가장 중심의 공간에 위치함, 폴딩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가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게 처리함
stage-4_중정풀
내부 공간에서 가족들과의 친밀감 표출의 정점. 건물 메스의 틈을 벌려 채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집안 전체에서 수공간을 바라볼 수 있다. 낮시간에는 따스한 햇살이 수면에 일렁이는 현휘를, 저녁에는 수면위에 낮게 깔린 간접등으로 분위기 연출을… 풀 자체정화시스템운영하고 있음.
stage-5_거실 및 침실
1층의 가장 안쪽에는 야외풀장이 면해 있는 거실과 침실, 안정적이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
stage-6_2층 침실
1층 침실 옆의 나선형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3평남짓한 작은 침실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은 매우 독립적인 공간으로 건축물의 입면에서도 매우 특징적인 입면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수영장을 굽어보는 삼각형의 창과 하늘에서 쏟아져내려오는 빛을 받는 삼각형의 천창 그리고 멀리 삼방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숨겨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