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소박하고 따뜻한 집을 선물해주세요.’
아파트에서 줄곧 살아왔다는 건축주는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주택을 원했다. 아웃도어라이프를 즐기고 친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남편의 성향과 집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하길 원하는 부인의 바람을 모두 담아내야만 했다. 특히 그들의 반려견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마당과 함께 그들의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짜임새 있는 공간구조가 필요했다.
여느 택지개발 단독주택지구가 그러하듯 다양한 조형과 색깔로 치장한 건물들의 과시욕이 이곳 평릉동도 충만해있다. 집의 근본은 외부의 화려함이라기보다 그 안에 담기는, 삶이 묻어나는 공간의 깊이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사지붕의 기본적인 조형요소를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내외부의 다양한 공간을 두어 가족 구성원들간의 유대 그리고 대지 주변환경과 긴밀한 호응이 가능한 공간구조를 만들었다.
주변과 소통하는 ‘세개의 마당’
시선재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갖는 3개의 마당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마당은 담이 없는 public한 성격의 전면 마당이다. 이곳에서는 마을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적극적으로 주변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공간이다. 두 번째마당은 건축물 하부의 1층 필요티 공간으로 이곳은 평상시에는 주차장으로 이용하다 동네사람들 혹은 친구들과 함께 비나 햇빛을 피해 모임을 즐길 수 있는 semi-public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두 개의 창고가 인접해있어 아웃도어 장비를 적치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세 번째 마당은 건축물 뒤쪽의 후정이다. 이곳은 후정은 private한 공간으로써 텃밭이나, 반려견을 위한 마당과 함께 1층 실내의 주방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하였다.
정갈한 경사지붕 아래 담긴 풍성한 공간들
1층 주방과 식당은 사랑방의 성격이다. 손님을 초대하는걸 좋아하는 남편과 요리를 좋아는 부인을 위한 공간으로 후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1층의 주방과 2층의 거실은 하나의 공간으로 트여있는 공간이지만 1개층 높이 차이에 의해 공간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된다. 1층에서 2층 그리고 다락높이까지 연장되어 있는 천장은 공간의 느낌을 조금더 넓어 보이게 하고 전면을 향해 2개층 높이로 동해를 향해 뚫려있는 창을 통해 외부로 시각적인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다락은 건축주 부인이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할 수 개별공간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명확히 확보하면서도 공용공간에 대한 활용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특히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마다 하늘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개구부와 테라스 등을 통해, 자칫 밀도 있는 주거단지에서 소홀할 수 있는 채광과 환기가 충분히 가능하도록 하였다.
간결한 조형성과 재료
건축물의 간결한 조형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외부로 돌출되는 입면의 요소를 최소화하는 한편, 1층은 중후한 느낌의 전벽돌타일로 마감을 해 차분하면서도 내외부로의 자유로운 공간의 흐름을 유도했다. 2층 및 다락방의 외부재료는 삼각형의 조형이 상징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백색의 단일 색으로 마감하였다. 특히 전면도로에서 바라볼 때 그 위치와 방향에 따라 입면의 느낌이 삼각형 꼭지점에 의한 투시효과로 단순한 입면임에도 변화감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