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은 제주시 도시 중심지와 가깝지만 도심지와는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중산간로 보다 한라산 위쪽으로 위치한 대지로 완만한 경사를 가지고 있어 멀리 제주바
다가 보이는 뷰를 가지고 있다. 도로와 근접한 대지이지만 도로와 대지 사이에 수령이 오래된
수목들이 심겨져 있어 소음과 프라이버시 확보가 가능한 대지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는 집으
로 친구들이나 지인을 초대해 술한잔 기울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중정을 갖길 원했
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제주의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깊은 처마와 너른 필로티 하부의 공간을
제안했다. 실내의 모든 공간이 중정을 바라보고 있고 특히 필로티를 통해 내부 중정에서 주변
의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롭지만 비를 맞지 않고 원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도로와
중정이 약 2m의 높이차이를 갖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중정에 다다르기 위한 너른 진입계단
을 두어 외부에서 실내로 진입하기 위해 경사지와 어우러진 조경공간을 바라보면서 주진입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중정의 남측으로는 구운대나무를 이용하여 가벼운 담을 두었고 시선이 부
드럽게 외부로 확장 될 수 있게 하였다. 해안동 주택은 제주의 전통민가의 공간구성을 차용하
여 안거리와 밖거리의 개념을 적용하였다. 밖거리의 공간은 자녀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녀가
출가를 하게 되면 게스트룸이나 남편의 칩거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경사지를 이용한 다양
한 레벨의 외부공간은 한층 더 내부공간의 실외로의 확장을 더욱 증폭시킨다.